훅인 지자체장의 부패 – ‘아메리컨 드림’의 말로

Tragic End of an American Dream
  조회:  11,804   등록 일자: November 19   카테고리: 
워싱턴 칼럼 - 진철수 (USA Briefing 주필) 이야기는 전형적인 ‘아메리컨 드림’(the American Dream)으로 시작된다. 미국 남부의 흑인 빈촌 출신이 수도 워싱턴 DC의 인접 교외인 한 카운티의 민선 지자체장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그의 이름은 잭 존슨, 그의 직함은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이그제큐티브’ (Prince George’s County Executive)이다. 이민들이 불우한 처지에서 벗어나 성공할 수 있는 나라, 노예 시대의 슬픈 역사를 극복하고 흑인들이 성공할 수 있게 된 나라이므로 미국에는 ‘아메리컨 드림’의 실화가 수두룩하다. (오바마 내외도 그 중에 들어간다.) 그러나 8년 전에 취임한 후 재선을 거쳐 임기 말에 접어든 잭 존슨의 경우, 금욕(金慾) 때문에 그의 ‘아메리컨 드림’은 이제 ‘아메리카의 비극’으로 전락해버렸다. 건설업자들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FBI의 수사를 받아오던 끝에 그와 아내가 최근에 체포된 것이다. FBI 요원들이 그의 집에 들이 닥쳤을 때 그의 아내는 현찰 몇 만 달러를 브라(bra)에 숨겼고 10만 달러짜리 수표를 변기에 넣어 흘려내려 보냈다. 돈을 숨길 의논을 부부간에 하는 대화를 녹음했다며 FBI가 그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짧게는 PG 카운티라고 불리는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인구 약 83만)는 흑인이 주민의 다수(6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여러 카운티 중에서 가장 평균 소득이 높은 곳이다. 부유한 흑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뜻이다. 흑인들에게 차별대우를 했던 과거에 대해 속죄하는 뜻에서 미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실시해 온 흑인 우대 조치 –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 덕분으로 대학과 대학원 교육을 받고 연방정부 관서 등 수도 워싱턴 지역의 보수 좋은 직장에서 일하게 된 흑인들이 대거 이 카운티에 입주해 살고 있다. (이 지역에서 ‘리커 스토어,’ 편리점, 세탁소, 생선 가게 등을 경영하는 한국 교포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 카운티를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은 흑인들 전체의 명예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 되었다. 근년에 워싱턴의 축구 팀 ‘레드스킨스’ (Washington Redskins)의 구장인 FedEx 필드, 거대 관광휴양 시설인 ‘내셔널 하버’, 대규모 쇼핑 몰 등이 들어선 것이 카운티 정부의 공적으로 치부 될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건설업자들이 일을 추진하려면 카운티 의회(County Council) 의원 등 정치인들과 선이 닿아야하며 의원들이 추천하는 회사들에게 하청을 주거나 그들이 미는 사람들을 채용해야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경위야 어떻든, 이 카운티의 정치인들이 부패했다는 말은 여러 해전부터 떠돌았으며, 워싱턴 포스트가 존슨 주변의 부패 인맥을 파헤치는 특집 기사를 실은 적도 있다. 부패의 꼬리가 길다보니 결국 존슨이 FBI에 잡히는 신세가 된 것이다. 수사 당국은 존슨 외에 다른 부패 용의자들도 추적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3명의 경관들이 이미 체포되었으며, 그 중 한 사람은 경사인 김종진(42세)이라는 교포이다. 김 씨와 그의 동료 경관은 주류 소매업을 하는 인도계 미국인에게 돈을 받고 탈세 담배와 술의 배달 현장에서 경비를 맡은 혐의로 잡혔다. 이들은 근무외 시간에 부업으로 문제의 주류 소매업에서 경비원 노릇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다. 몇몇 흑인 정치인들이 부패했다고 하여 흑인들 전체를 한 묶음으로 규탄할 수는 없다. 부패와 범죄는 어느 인종, 어느 부류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다만 흑인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네라면 좀 더 훌륭한 인재들이 나와서 요직에 당선되고 좋은 행정을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 신문들 웹 사이트에 올린 흑인 독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이러한 아쉬움과 죄진 자들은 단죄되어야 한다는 분노가 반영되고 있다. 흑인들 중에는 특히 기독교 신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를 보고 자비와 관용을 베풀자는 소리는 별로 나오고 있지 않다. 물욕의 유혹을 뿌리치고 ‘아메리컨 드림’을 깨끗하게 간직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기를 빌 뿐이다. (끝) (이 글은 원문이 한글이며 영역은 없습니다.)
관련 기사보기
본 내용을 무단 전재, 도용할 경우 저작권법에 의해 엄중 처벌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합니다